저자는 이 책에서 하나의 주제를 풀기 위해 다수의 책을 읽으며 생각을 정리한다. 작가의 독특한 관점과 비판적인 견해는 보수적인 견해를 가진 독자에게는 좌파적인 색체를 강하게 느끼게 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서를 통해 자신만의 안목을 키우는 법을 배우게 되는 의미 있는 책이다.
장정일
1962년 경상북도 달성에서 태어났다. 1984년 무크지 [언어의 세계]에 시를 발표하면서 등단했고, 1987년에는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희곡 [실내극]이 당선되었다. 1987년에 발표한 첫 시집 [햄버거에 대한 명상]으로 제7회 김수영문학상을 수상했다. 역대 최연소 수상이었다. 그리고 이듬해에 시집 [길 안에서의 택시 잡기]를 발표했다. 1988년 [세계의 문학]에 「펠리컨」을 발표하면서 소설을 쓰기 시작했고, 1990년 소설집 [아담이 눈뜰 때]를 출간했다. 이후 발표한 [너에게 나를 보낸다], [너희가 재즈를 믿느냐], [내게 거짓말을 해봐], [중국에서 온 편지] 등의 장편소설들은 문제적 시각과 독특한 소재, 파격적인 묘사 등으로 인해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그리고 2004년에는 전 10권의 [장정일 삼국지]를 펴내기도 했다.
희곡집으로 [긴 여행] 등이 있으며, 이 외에 에세이 [장정일의 공부]와 [독서 일기] 일곱 권이 있다.
우리 역사에 대한 깊은 지식이 없는 사람이라도 우암 송시열하면 우선 그가 주장했다는 북벌론이 떠오르고 다음으론 그 골치 아프고 복잡한 당파. 당쟁이 떠오른다.
그런데 아주 대중적으로 씌어졌으면서도 논지가 분명한 이 책은 우리가 피상적으로 알고 있는 송시열의 북벌론과 그가 살았던 시대의 당파. 당쟁에 대한 개괄적인 지식을 전달해 준다. 그리고 덤으로, 아니 모든 역사 해석이 그렇듯이 우리가 살고 있는 오늘의 역사에 대한 조망과 조명을 비춰준다.
저자는 서문을 통해 “우리 역사상 가장 논란의 대상이 되었던 인물을 꼽는다면 단연 송시열이다. 신돈이나 정도전, 혹은 정여림 같은 이들을 꼽기도 하지만 생전에나 죽은 후에 송시열에 집중되었던 논란의 비중에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그가 살았던 시대는 “조선 역사상 가장 치열한 당쟁의 시대였고” 그의 이름은 [조선왕조실록]에 3천 번 이상이나 언급되었을 만큼 “조선 시대 최고의 당쟁가”였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60세 이상의 노인에게는 사약을 내리지 않는 조선시대의 관례가 무실하게, 83세의 연로한 나이에 예송 논쟁의 후폭풍에 휩쓸려 사사당했다.
선조40년(1607), 충청도 옥천에서 태어난 송시열이 사대부가 되기 위한 교육을 받으며 자랄 때 조선 사회는 이미 “학문적 계보는 그대로 정치적 계보”가 되는 학연 중심 사회였다.
조선 성리학의 학문적 계보는 크게 동인과 서인으로 나뉘어졌고, (중략)
송대(宋代)에 활약했던 주자에 의해 주창된 ‘신유학’이라는 방대한 형이상학이 그들에 의해 ‘예학’이라는, 신분 질서상의 규범학이 되어 버린 것이다. (p29-30)
잠 못 이룬 그 밤, 잠 못 이룬 사람
피에로가 되기를 거부한 백인 / 우리 사회의 봉건성과 국가주의 /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위하여 군대 문제는 사회 문제 / 비판과 부정의 정신이 우리를 자유롭게 한다
상한선을 찾아서
조선 최고의 당쟁가 / 인조반정은 잘못된 쿠데타 / 소중화라는 슬픔 / 북벌론의 허구 / 한국 주류의 기원
교양 ; 지식의 최전선
바보가 된 대학생들 / 문학 작품 읽지 마라! / 대학의 사명과 교양의 변화 / 전문가는 바보다 / 창의력이 모자란 아시아의 수재들
어느 역사가의 유작
레지스탕스 역사가 / 속도전을 알지 못한 프랑스군 / 군대는 바뀌어야 강해진다 / 패배의 근본 원인 / 군사 전략이 정치에 간섭해서는 안 되는 이유
전복과 역설의 ‘뻔뻔함과 음흉함’
성선설을 의심하며 / 이탁오에게 바치는 오마쥬 / 딱히 공자의 학설이 틀렸다는 게 아니라 / 이종오와 마키아벨리의 현실성 / 문명은 적자생존이 아니라 협력과 양보
문신 새긴 기억
내면과 욕망을 규제하는 근대 / 민족주의는 근대의 신화 / 우리들의 ‘정신 승리법’ / 지식 세계의 축소 / 근대성이라는 이데아
이광수를 위한 변...명
새로운 ‘문학’을 소개합니다 / 이제부터는 붓으로 돈을 벌겠습니다 / 사소설의 발상 형식 / 사소설은 야반도주다 / 이광수가 변절하게 된 역설
이것이 법이다
‘배틀로열’ 사회 / 범죄의 천진난만함과 범죄자들의 활력 / 법에 오염되지 않은 사람들만이 법을 바꾼다 / 일본은 성공한 파시즘의 나라 / 한국 문화와 일본 문화
모차르트를 둘러싼 모험
모차르트는 수수께끼를 낸다 / 모차르트가 살았던 시대 / 타고난 재능과 영재교육 / 위대한 사람은 과도기에 태어난다 / 사회적 공모에 의한 암살
미국의 극우파에 대한 명상
개인주의 신념과 청교도가 세운 나라 / 뉴딜로 깨어진 미국에 뉴 라이트를 켜라 / 극우파는 돌연변이? / 우파가 극우파를 응징하다 / 한국은 미국을 따라가나?
과두정이 온다
미국은 종교적 열정의 산물 / 로마와 미국 / 램프 속의 거인은 허약해 / 세계 평화를 위해서는 미국의 쇠퇴를 관리해야 / 역사의 종언은 과두제로 마감되는가
부서진 손잡이를 움켜쥐고
독재자들은 전통을 좋아해 / 좌파 세력의 분열이 나치를 불러와 / 부르주아 정당의 계통발생 혹은 자기 복제 / 한국의 정당은 이념이 없는 지역 당 / 우리 속의 레드 콤플렉스
‘정형화된 기억’으로부터 벗어나려는 시도들
나치 근대화론 / 홀로코스트의 논리 / 근대는 우리를 개인으로 리모델링한다 / 공공 영역이라는 회색지대 / 친일 부역자와 전범은 다르다
<영광의 탈출> 잊어버리기
할리우드가 만든 이스라엘 건국신화 / 시오니즘의 탄생 / 작고, 수세적이며, 방어적인 이스라엘? / 시오니즘의 추악한 이면 / 성서고고학과 오리엔탈리즘
오래되지 않았다
르네상스의 기반을 놓은 중국 문명 / 철학형 문화와 과학형 문화 / 문명은 충돌하는 게 아니라 교호한다 / 천황 만들기 / 날조된 전통과 공식 기억 지우기
조봉암 ; 우리 현대사가 걸어 보지 못했던 길
44년 만의 진보 정당 국회 진출 / 조봉암 행장(行狀) / 조봉암의 항일과 공산주의 운동 전력 / 전향과 중간파 활동 / 이승만의 심기를 건드린 평화통일론
철학의 오만
자발적인 나치 지지자 / 현상학자의 존재론 / 모든 철학은 토포스의 한계를 지닌다 / 삼류 잡문가에게 배운 전체주의적 교리 / 아렌트가 바라본 철학의 정치
피해 대중과 ‘레드 콤플렉스’의 기원
이승만의 테러 정치 / 이승만과 조봉암 / 피해 대중이란 누구인가 / 이 사람이 과연 정상인가 / 레드 콤플렉스의 역사적 기원
바그너의 경우
히틀러를 게르만 신화 속으로 밀어 넣기 / 바그너가 2차 세계대전을 일으켰다? / 기존의 편견으로부터 바그너를 구해내지 못한 아쉬움 / 예술가들의 부역을 판단하는 기준 / 바그너와 니체
촘스키와의 대화
정부는 다국적기업의 서비스 기관이자 로펌이며 용역 회사 / ‘미친 개’라는 이미지를 선호하는 미국 / 지식인들은 체제의 선전원 / 대중들은 입을 다물어라 / 그러나 항상 민중이 이긴다
우리들은 모두 오이디푸스의 가족이다
독재자들의 소아기 / 유기 불안이 빚은 생존욕 / 고아가 찾아낸 강한 새 아버지 / 박정희가 암살되지 않았다면 / 정치심리학은 가능한가
엘리자베스 1세 ; 영국사의 한 장면
비밀스러운 여왕 / 엘리자베스와 에섹스 그리고 로버트 세실 / 돈 키호테와 이순신을 합한 사람 / 여왕이라는 장점 / 절대왕정은 꼭 필요한가
2007년, 아마겟돈
‘대중독재론’과 『내게 거짓말을 해봐』의 공통점 / 강제와 폭력만으로는 통치할 수 없어 / 피억압자의 정신 분열을 동의라고 말하다니! / ‘대중독재론’ 속에는 민주주의에 대한 불신이 숨어 있다 / 전체주의란 국가를 사유화한 지도자가 대중을 직접 대면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