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무해한 사람

내게 무해한 사람

최은영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 325쪽 / 13,500원
  전직원
  하
  기억, 시간, 미숙함, 사랑
『쇼코의 미소』의 작가 최은영 신작 소설집
2017 젊은작가상 수상작 「그 여름」 수록

진심을 꾹꾹 눌러 담은 문장으로 “인간에 대한 이해가 깊은 소설을 쓰는 작가”(소설가 김연수), “재능 있는 작가의 탄생을 알리는 소설집”(소설가 김영하)이라는 평을 받은 강렬한 데뷔작 『쇼코의 미소』 출간 이후 2년 만에 두번째 소설집을 선보인다. 2016년 12월, 그해 나온 국내외 소설을 대상으로 소설가 50인이 뽑은 ‘올해의 소설’에 선정되는 등 문단과 독자 모두에게 뜨거운 지지를 받아온 『쇼코의 미소』는 10만 부 돌파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웠다.
신인 작가의 첫 소설집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지금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이러한 사실이 작가에게는 커다란 부담으로 작용하기도 했을 터. 한 인터뷰를 통해 “소설이 더 발전하는 건 헛된 기대라고 생각하지만 지금보다 노력은 더 많이 하고 싶어요. (…) 오래 쓰는 작가가 되고 싶어요”라고 밝힌 것처럼, 이 젊은 소설가는 2년 동안 한 계절도 쉬지 않고 꾸준히 소설을 발표하며 자신을 향한 기대와 우려 섞인 시선에 ‘소설’로써 응답했다. 그렇게 발표한 일곱 편의 중단편소설을 다시 처음부터 끝까지 꼼꼼히 매만지며 퇴고한 결과물이 『내게 무해한 사람』이다.
저자 : 최은영
1984년 경기 광명에서 태어나 고려대 국문과에서 공부했다. 2013년 『작가세계』 신인상에 중편소설이 당선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쇼코의 미소』가 있다. 허균문학작가상, 김준성문학상, 이해조소설문학상, 제5회, 제8회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
그들은 오래도록 키스했다. 혀와 입술의 맛, 가끔씩 부딪치는 치아의 느낌, 작은 코에서 나오는 달콤한 숨결에 빠져서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조차 인지할 수 없었다. 자신의 몸이라는 것도, ‘나’라는 의식도, 너와 나의 구분도 그 순간에는 의미를 잃었다. 그럴 때 서로의 몸은 차라리 꽃잎과 물결에 가까웠다. 우리는 마시고 내쉬는 숨 그 자체일 뿐이라고 이경은 생각했다. 한없이 상승하면서도 동시에 깊이 추락하는 하나의 숨결이라고. --- 「그 여름」 중에서

네가 아픈 걸 내가 고스란히 느낄 수 있고, 내가 아프면 네가 우는데 어떻게 우리가 다른 사람일 수 있는 거지? 그 착각이 지금의 우리를 이렇게 형편없는 사람들로 만들었는지도 몰라요. --- 「그 여름」 중에서

늘 엄마를 만날 수 있었던 그때의 기다림을 윤희는 아프게 기억했다. 어른이 된 이후의 삶이란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는 것들을 기다리고 또 기다려야 하는 일이었으니까. 윤희야, 온 마음으로 기뻐하며 그것을 기다린 자신을 반갑게 맞아주고 사랑해주는 것이 아니었으니까. --- 「지나가는 밤」 중에서
그 여름
601, 602
지나가는 밤
모래로 지은 집
고백
손길
아치디에서

해설│강지희(문학평론가)

작가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