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어서 회상하는 청춘의 모습은 늘 활기차고 아름답기만 하다. 하지만 과거 청춘이었던 20대 시절은 누구에게나 고민과 갈등, 우울한 모습이 있던 시기이다. 저자는 4명의 주인공들을 앞세워 그들이 어두운 시기를 어떻게 살아가고, 어떤 결말을 맺게 되는지 약간은 비극적으로 그리고 있다. 우리나라의 암울한 현대사에 있었던 여러 어두운 사건들을 어떻게 해쳐가고, 좌절하며 살아내는지 이야기한다. 동시대를 살아온 독자라면 그들의 삶이 자신의 모습과 일정 부분 겹쳐지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신경숙
전북 정읍에서 태어나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1985년 [문예중앙] 신인상에 중편 [겨울 우화]가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한 뒤, 내면, 욕망, 일상, 여성 등의 문제를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일상적이고 사소해 보이는 세계에 대한 탐구, 자신의 존재를 쉬이 드러내지 못하는 미세한 존재들에 대한 애정, 그들의 흔들리는 내면에 대한 섬세한 성찰 등을 담은 작품들을 발표했다. 소설집 [겨울 우화] [풍금이 있던 자리] [감자 먹는 사람들] [딸기방] [종소리], 장편 [깊은 슬픔] 외딴 방] [기차는 7시에 떠나네] [바이올렛] [리진](전2권)과 산문집 [아름다운 그늘] [자거라, 내 슬픔아] 등이 있다. 한국일보문학상, 현대문학상, 동인문학상, 만해문학상, 이상문학상 오영수 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신작 장편 [엄마를 부탁해]는 특유의 탁월한 감성과 문체로 다시 한번 독자의 심금을 울리는 작가의 저력을 확인시켜준다
그때의 우리는 그게 어느 시간이든 서로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보다 더 이른 시간이어도 그가 내게 올 수 없는 시간은 없었고 내가 그에게 갈 수 있는 시간이 따로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그때의 우리는 언제든 서로를 향해 어서 와, 라고 대답했었다. (p.23)
강을 건너는 사람과 강을 건너게 해주는 사람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네. 여러분은 불어난 강물을 삿대로 짚고 강을 건네주는 크리스토프이기만 한 게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이 세상 전체이며 창조자들이기도 해. 때로는 크리스토프였다가 때로는 아이이기도 하며 서로가 서로를 강 이편에서 저편으로 실어 나르는 존재들이네. 스스로를 귀하고 소중히 여기게.(p.63)
함께 공유하면 상처가 치유될까. 잊을 수는 없겠지만 그때로부터 마음이 멀어지길. 바래진 상처를 딛고 다른 시간 속으로 한 발짝 나아가길. (p.211)
살아 있으라. 마지막 한 모금의 숨이 남아 있는 그 순간까지 이 세계 속에서 사랑하고 투쟁하고 분노하고 슬퍼하며 살아 있으라. (p.291)
프롤로그 내.가.그.쪽.으.로.갈.까
1. 이별
2. 물을 건너는 사람
3. 우.리.는.숨.을.쉰.다.
4. 소금호수로 가는 길
5. 함께 길을 갔네
6. 빈집
7. 계단 밑의 방
8. 작은 배 한 척이...
9. 모르는 사람 백 명을 껴안고 나면
10. 우리가 불 속에서
에필로그 내.가.그.쪽.으.로.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