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은 아주 힘이 세다. 하지만 무너지기도 쉽다. 저자는 가족이라는 굴레를 짐으로 여기지만 결코 그 역할을 벗지 못하는 인물들의 모습과 자본의 힘으로 가족까지 좌지우지하는 위선적 인물들의 모습을 함께 보여준다. 진정한 가족이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 진실한 사랑은 있는 것인가? 돈의 힘이 사람과 가족을 어디까지 위선적으로 뒤틀리게 할 수 있는가? 독자에게 여러 가지 의문과 고민을 던지는 책이다.
박완서
1931년 경기도 개풍 출생. 숙명여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국문과에 입학하였으나 한국전쟁으로 학업을 중단하였다. 1970년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에 [나목]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작품으로는 소설집 [엄마의 말뚝], [꽃을 찾아서], [저문 날의 삽화], [한 말씀만 하소서], [서 있는 여자],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 [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 [미망],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아주 오래된 농담], [그 남자네 집] 등이 있다. 또한 동화집 [나 어릴 적에], [이 세상에 태어나길 참 잘했다], [부숭이의 땅힘], [보시니 참 좋았다] 등과 수필집 [세 가지 소원],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 [여자와 남자가 있는 풍경], [살아 있는 날의 소망], [나는 왜 작은 일에만 분개하는가], [어른노릇 사람노릇], [두부], [호미] 등이 있다.
한국문학작가상(1980), 이상문학상(1981), 대한민국문학상(1990), 이산문학상(1991), 현대문학상(1993), 동인문학상(1994), 대산문학상(1997), 만해문학상(1999) 등을 수상하였다.
망자의 눈은 감겨지지 않았다. 영묘는 망자가 그녀를 보고 싶어 눈을 못 감고 피눈물을 흘렸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뒤늦게지만 눈가림을 당하고 살아왔다는 걸 깨닫고 비로소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똑바로 보려 했음이 아니었을까. 그는 한 번도 죽음과 맞서보지 못했다. 막판에 그가 격렬한 적의를 나타낸 것도 고작 땡추이지 죽음은 아니었다. 헛것만 보았지 한 번도 진실을 보지 못했다. 최후의 순간에야 자신에게 다가오는 죽음을 똑바로 보았을 것이다. 눈뜨고 죽은 모습이 보기 좋은 건 아니더라도 바보처럼 끝까지 속아 산 건 아니라는 게 영묘에겐 위안이 되었다. 요절했지만 불의에 중툭이 잘린 게 아니라, 나름대로 완성된 삶으로 보고 싶었다. (p239)
허무의 예감
일탈의 예감
떨어지는 가면
개와 늑대의 시간
오래된 농담
전망 좋은 병실
눈뜬 죽음
고여 있는 시간 속의 뱀눈
다섯 통의 E메일
마흔여섯 송이 장미
이 세상엔 없는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