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픽처  The Big Picture

빅 픽처 The Big Picture

더글라스 케네디 저 / 밝은 세상 / 2010년 / 492쪽/ 12,000원
  전직원
  중
  ‘나’를 위한 삶, 타인의 삶, 살인, 은둔,
긴장감 넘치는 전개가 돋보이는 이 작품은 진정 '나'를 위한 삶을 살고 싶었던 한 남자 이야기이며 살인과 치정, 완벽한 범죄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 작품은 넓은 의미로는 스릴러 범주에 드는 소설이지만 작가의 예술에 대한 심미안, 사진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음미해보는 재미도 있다. 주인공에게 주어진 제2의 인생이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더글라스 케네디 Douglas Kennedy
1955년 뉴욕 맨해튼에서 태어났으며 열 권 이상의 소설과 다수의 여행기를 출간했다.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영국에서 주로 살고 있다. 조국에 대해 매우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하고 있는 작가로 유명하다. 전 세계적으로 명성이 자자하지만 특히 유럽, 그중에서도 프랑스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자랑한다. 2006년에는 프랑스문화원으로부터 기사 작위를 수여받았다. 2009년 11월에는 프랑스의 유명 신문인『피가로』지에서 수여하는 그랑프리상을 받기도 했다.
프랑스 사람들은 왜 더글라스 케네디의 소설에 열광할까? 외면적으로는 그가 정치적으로 미국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작가의 소설 전반에 녹아 들어있는 박학다식한 면모, 등장인물에 대한 완벽한 탐구, 대자연에 대한 신비롭고 장엄한 묘사, 풍부한 예술적 소양이 크게 어필하기 때문일 것이다. 세계 각지로의 다양한 여행 경험이 작가적인 바탕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빅 픽처』는 더글라스 케네디의 대표작으로 그의 매력이 유감없이 발휘된 소설이다. 현재 프랑스에서 영화화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나는 여섯 살 때부터 카메라를 수집했다. 외할아버지가 은퇴해 포트로더데일의 콘도에 살고 있었는데, 거기서 탁자에 놓인 낡은 브라우니 카메라를 보았다. 나는 브라우니 카메라의 뷰파인더를 들여다본 순간 그 즉시 사로잡혔다. 마치 작은 구멍을 통해 세상을 엿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한 개의 이미지로 시야를 좁힐 수 있어 주위 모든 사물을 다 보지 않아도 된다는 게 매력적이었다. 그러나 감수성이 예민한 여섯 살짜리 꼬마를 가장 크게 만족시킨 건 렌즈 뒤에 몸을 숨긴 채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꼬마는 카메라 렌즈를 자기 자신과 세상 사이를 가로막는 벽처럼 사용했다. --- p.12
한 시간이 지났다. 그러다가 8시 30분 직후에 현관문이 열렸다. 게리가 고개를 비죽 내밀고 길을 면밀히 살피더니, 뒤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포커스 링을 돌려 초점을 맞췄다. 바로 그때 아내가 문간에 나타났다. 게리가 내 아내를 끌어당기더니 진하게 키스했다. 아내는 한 손으로 게리의 머리카락을 쓰다듬고, 다른 한 손으로는 게리의 청바지를 입은 엉덩이를 꽉 쥐었다. 나는 몸서리를 쳤다. --- p.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