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일본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판매된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지금 이 세상에 존재하는 내가 과연 진정한 나일까." 혹은 "지금 내가 현실이라고 믿고 있는 이 곳이 정말 존재하는 현실인가."라는 질문을 독자에게 던진다.
아오마메와 덴고의 각각 두 개의 관점에서 전혀 다른 두 개의 이야기가 진행되지만 결국 이 두 개의 이야기는 하나의 지점에서 만나게 된다.
다소 환상적인 이야기 방식과 치밀한 구성은 과연 무라카미의 소설이라는 찬사를 자아내게 한다.
무라카미 하루키 Haruki Murakami,むらかみ はるき,村上春樹
1949년 일본 교토부 교토시에서 태어나 효고현 아시야시에서 자랐다. 국어교사이자 다독가였던 양친의 영향으로 많은 책을 읽고 일본 고전문학에 대해 들으며 자랐으나, 일본적인 것보다는 서구문학과 문화에 관심을 가졌다. 중학교 시절에 러시아문학과 재즈에 탐닉하였고, 고등학교 시절부터 한 손에 사전을 들고 커트 보너거트나 리차드 브라우티건과 같은 미국작가들의 작품을 탐독하게 되었다. 1968년 와세다대 문학부 연극과에 입학해 격렬한 60년대 전공투 세대로서 학원분쟁을 체험한다. 1971년 학생 신분으로 같은 학부의 요코(陽子)와 결혼,1974년 째즈 다방 '피터 캣'을 고쿠분지에 연다.「미국영화에 있어서의 여행의 사상」이란 제목의 논문으로 7년간 다녔던 대학을 졸업하고 1979년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로 데뷔했으며 이 작품으로 군조 신인 문학상을 수상했다. 야구장에서 시원스럽게 날아가던 2루타 공의 행방을 지켜보던 순간 소설가가 되기로 결심했다던 하루키는 지금은 세계 10여개국에 작품이 번역, 소개되는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으며 장·단편 소설, 번역물, 에세이, 평론, 여행기 등의 다양한 집필 활동을 쉼없이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는『상실의 시대』,『양을 둘러싼 모험』,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노르웨이의 숲』, 『어둠의 저편』, 『언더그라운드』, 『해변의 카프카』,『빵가게 재습격』,『댄스 댄스 댄스』,『태엽감는 새』,『스푸트니크의 연인』, 『신의 아이들은 모두 춤춘다』,『도쿄기담집』,『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1Q84』등이 있다.
당신의 하늘에는 몇 개의 달이 떠있습니까?
"아, 그리고." 운전시가는 룸미러를 보며 말했다. "한가지 알아둬야 할 게 있는데, 모든 일이 겉보기와는 다릅니다." 모든 일이 겉보기와 다르다. 아오마메는 머릿속에서 그 말을 되풀이 했다. 그리고 가볍게 미간을 찌푸렸다. "그건 무슨 말씀이세요?"
운전기사는 단어를 신중하게 고르며 말했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이제부터 평범하지 않은 일을 하려는 거예요. 그렇죠? 보통 사람이라면 대낮에 수도고속도로의 비상계단을 내려가는 일은 안 합니다. 특히 여자들은요." "그렇겠죠." 아오마메는 대답했다.
"그래서 그런 평범하지 않은 일을 하고 나면 일상 풍경이, 뭐랄까, 평소와는 조금 다르게 보일지도 모릅니다. 나도 그런 경험이 있어요. 하지만 겉모습에 속지 않도록 하세요. 현실은 언제나 단 하나 뿐입니다." ---1권 23p
그런데 나는 어떻게 이 음악이 야나체크의 <신포니에타>라는 걸 금세 알았을까? 아오마메는 아무래도 이상했다. 그록 어떻게 나는 그것이 1926년에 작곡되었다는 걸 알고 았는 걸까? 그녀는 딱히 클래식 애호가는 아니었다. 야나체크에 대한 개인적인 추억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첫 소절을 들은 순간부터 그녀의 머리에 여러가지 지식이 반사적으로 떠올랐다. 열린 창으로 한 떼의 새 떼가 방 안으로 휘익 날아든 것처럼. 또한 그 곡은 아오마메에게 뒤틀림 비슷한 기묘한 감각을 몰고 왔다. 아픔이나 불쾌함은 없었다. 단지 몸의 모든 성분을 자근자근 물리적으로 쥐어짜내는 듯한 느낌이 들었을 뿐이다. 아오마메는 영문을 알 수 없었다. <신포니에타>라는 음악이 내게 이런 불가해한 감각을 몰고 온 것일까.
---1권 46p
야나체크의 <신포니에타>레코드를 턴테이블에 얹고 자동 재생 버튼을 눌렀다. 오자와 세이지가 지휘하는 시카고 교향악단. 턴테이블이 1분당 33회전으로 돌아가기 시작하고, 턴암이 안쪽을 향해 움직이고, 바늘이 레코드의 홈을 읽어낸다. 그리고 브라스 인트로에 이어 화려한 팀파니 소리가 스피커에서 흘러나왔다. 덴고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다. 그는 그 음악을 들으며 워드프로세서 화면을 마주하고 자판을 두드려 문장을 입력해나갔다. 이른 아침에 야나체크의 <신포니에타>를 듣는 것은 나날의 습관이었다. 그 음악은 언제나 그를 개인적으로 격려하고 지켜주었다. 적어도 덴고는 그렇게 느꼈다. --2권 38p
"체호프가 말했어." 다마루도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이야기 속에 권총이 나왔다면 그건 반드시 발사되어야만 한다. 고" "무슨 뜻이죠?" 다마루는 아오마메를 정면으로 마주하듯이 서서 말했다. "이야기 속에 필연성이 없는 소도구를 끌어들이지 말라는 거지.만일 거기에 권총이 등장했다면 그건 이야기의 어딘가에서 발사될 필요가 있어. 체호프는 쓸데없는 장식을 최대한 걷어낸 소설 쓰기를 좋아했어."
"그리고 당신은 그걸 걱정하는 거군요. 만일 권총이 등장한다면 그건 반드시 어딘가에서 발포되는 결과를 낳고 말 거라고."
"체호프의 관점에서 보면 그래." "그래서 가능하면 내게 권총을 건네주고 싶지 않은거고."
"위험하기도 하고 불법이기도 해. 게다가 체호프는 믿을 수 있는 작가야."
"하지만 이건 이야기가 아니에요. 현실세계의 일이지."
다마루는 눈을 가느스름하게 하고 아오마메의 얼굴을 지그시 응시했다. 그러고는 느리느릿 입을 열었다. "그걸 누가 알지?" ---2권 36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