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은 열다섯 살 소년과 서른여섯 살 여인의 사랑이라는 소재로 인해 많은 논쟁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하지만 작가는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 속에 정치적인 갈등이나 철학적인 문제 등 인간사의 복잡한 양상을 파노라마처럼 풀어놓는다. 두 사람의 관계를 중심으로 그려진 죄와 책임의 문제를 통해 진정한 과거사 청산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베른하르트 슐링크
법대 교수이자 판사이면서 베스트셀러 작가인 베른하르트 슐링크는 1944년 7월 6일 독일 빌레펠트에서 태어나 하이델베르크와 만하임에서 자랐다. 하이델베르크와 베를린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하고 1975년 법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1년 관공서 간의 공무 협조에 관해 쓴 교수 자격 논문이 통과되었고, 이후 본, 프랑크푸르트 대학을 거쳐 현재는 베를린 훔볼트 대학 법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뉴욕 예시바 대학 객원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 헌법 재판소 재판관도 겸임하고 있다. 1987년 추리소설 《젤프의 법》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추리소설 《고르디우스의 매듭》 《젤프의 기만》 《젤프의 살인》과 장편소설 《더 리더-책 읽어주는 남자》, 단편소설집 《사랑의 도피》, 장편소설 《귀향》 《주말》을 펴냈다. 《젤프의 법》은 1991년 독일 ZDF 방송국에서 <죽음은 친구처럼 왔다>라는 제목의 영화로 제작 방영했으며, 《더 리더-책 읽어주는 남자》는 <빌리 엘리어트>를 만든 스티븐 달드리 감독에 의해 영화로 제작되었다.
다음날 그녀와 만났을 때 그녀에게 키스를 하려고 하자, 그녀는 몸을 뺐다. “그전에 먼저 내게 책을 읽어줘야 해,”---중략---책 읽어주기, 샤워, 사랑 행위 그러고 나서 잠시 같이 누워 있기- 이것이 우리 만남의 의식이 되었다. -p3
나이를 먹은 뒤에는 꿈속에서 수시로 그 건물을 보았다. 언제나 비슷한 꿈들이었다. 그것은 단 한 가지 꿈과 테마가 변형된 것들이었다. 나는 낯선 도시를 걷다가 그 건물을 발견한다. 그것은 내가 알지 못하는 시가지에 일렬로 늘어선 건물들 틈에 서 있다. 나는 당혹해하며 계속 걷는다. 그 건물은 알지만 그시가지는 처음 보는 곳이기 때문이다. -p9
나는 그 여자의 이름을 알지 못했다. 나는 꽃다발을 손에 들고서 현관의 수많은 초인종 단추들 앞에 망설이며 서 있었다. 차라리 돌아가고 싶었다. 그런데 그때 한 남자가 안에서 나왔다. -p11
어느 누가 제때를 놓쳤을 경우, 어느 누가 무엇을 너무 오랫동안 거부했을 경우, 또 어느 누구에게 무엇이 너무나 오랫동안 거부되었을 경우, 그것이 나중에 가서 설사 힘차게 시작되고 또 환희에 찬 환영을 받는다고 해도, 나는 그것은 이미 때가 너무 늦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니면 '너무 늦은'이라는 것은 없고 '늦은'이라는 것만 있는 것인가, '늦은'것이 '결코 없는'것보다는 훨씬 나은 것인가? 나는 모르겠다. _p.200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