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미슈퍼스타즈'는 인천을 연고지로 탄생한 프로야구단이었다. 그러나 삼미 슈퍼스타즈는 1983년 한 해를 제외하고는 1985년 매각되기까지 '어려운 공은 치지 않고 잡기 어려운 공은 포기하는' 만년 꼴찌 팀이었다. 삼미슈퍼스타즈의 이야기를 배경으로 작가는 80년대 우리 모두는 꼴찌였다는 이야기를 한다. 삼미의 '슈퍼스타'들은 바로 우리들이었다.
다소 키치적이고 간결하고 유머스러운 문체와 재기발랄한 문장들은 쉽게 읽을 수 있는 책 같아보이지만 사실은 인생의 무게만큼이나 무거운 이야기를 품고 있는 책이다.
박민규 朴玟奎
1968년에 태어나 중앙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문학동네 신인작가상」을 수상한 직후,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으로 제8회 「한겨레문학상」을 수상, 일약 주목받는 작가가 된다. 박민규는 30편의 단편을 신춘문예에 지원했지만 예심을 통과했던 것은 「카스테라」뿐이었는데, 등단 후 예전에 신춘문예에 떨어진 작품들이 주요 문학상 후보에 올랐다고 감회를 밝혔다. 『지구영웅전설』,『카스테라』,『누런 강 배 한 척』,『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근처』,『아침의 문』등의 작품이 있다.
그 해로 말할 거 같으면 - 37년 만에 야간통행금지가 해제되고, 중·고생의 두발과 교복자율화가 확정됨은 물론, 경남 의령군 궁유지서의 우범곤 순경이 카빈과 수류탄을 들고 인근 4개 마을의 주민 56명을 사살, 세상에 충격을 준 한해였다. 또 건국 이후 최고경제사범이라는 이철희·장영자 부부의 거액어음사기사건과 부산미문화원 방화사건이 일어난 것도, 이스라엘이 레바논을 침공하고, 팔레스타인 난민학살이 자행되고, 소련의 브레즈네프가 사망하고, 미국의 우주왕복선 콜롬비아호가 발사되고, 끝으로 비운의 복서 김득구가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벌어진 레이 "붐붐" 맨시니와의 WBA 라이트급 타이틀전에서 사망한 것도 바로 그해의 일이었다. -- 프롤로그, 플레이볼 9p
아름다운 것만 생각하고, 아름다운 것만 보며 자라나도 시원찮을 그 시절, 그렇게 우리는 원망과 분노와 사무친 원한 속에서 자신을 자학하며 자라나고 있었다. OB의 어린이 회원들이 박철순의 너클 볼을 연습하고, 신경식을 따라 다리 찢기를 연습하던 그 순간, 삼성의 어린이 회원들이 이만수를 향해 "데끼리"를 외쳐대던 바로 그 순간, MBC의 어린이 회원들이 "게브랄 티"를 외쳐대던 바로 그 순간, 해태의 어린이 외원들이 2루에서 3루로 도루한 김일권에게 "홈 스틸"을 목 놓아 외치던 그 순간, 5위인 롯데의 어린이 회원들이 "져도 좋다. 멋진 야구를!"의 플래카드를 하늘 높이 치켜들던 바로 그 순간 - 우리는 세상을 원망하며 인생을 자포자기하는 법부터 배워나가고 있었던 것이다. "져도 좋다. 멋진 야구를!" 과 같은 말도 아무나 할 수 있는 말이 아니었다. 그런 배부른 말은 5위인 롯데의 팬들에게나 가능한 것이지, 우리가 할 수 있는 말은 결코 아니었던 것이다. 그 길고 암울했던 82년의 전기 리그는 22연승의 불사조 박철순의 활약에 힘입어 OB베어스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헹가래를 치는 OB 선수들과 덩달아 꽥꽥거리던 또래의 리틀 미련곰탱이들을 바라보며 - 나는 지금 이순간 북한이 쳐들어 왔으면 좋겠다. 는 생각을 했다. 땅굴은 모두 완성되었겠지? 71p
우선 이 뜻깊은 자리에 참석해주신 모두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오늘 이 자리는 - 인류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야구, 가장 완성된 형태의 여구를 펼친 후 사라진 삼미 슈퍼스타즈를 기억하는 자리이자, 그 업적을 기리는 팬클럽이 재결성되는 뜻깊은 자리입니다. 이 장소는 85년 6월 20일 저녁, 그러니까 6월 21일의 마지막 경기가 열리기 전날 밤 삼미 슈퍼스타즈가 최후의 만찬을 가졌던 의미있는 장소 입니다. 바로 그 장소에서 13년이 지난 오늘 우리는 부활했습니다. 메뉴 역시 그 최후의 만찬 때 사용되었던 갈비와 등심, 더불어 소주와 맥주가 그대로 즌비되어 있습니다. 부디 많이 드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갈 길이 멀 수도 있고 가까울 수도 있습니다. 끝까지 함께 가셔도, 또 그 길의 중간에서 언제든지 포기하셔도 좋습니다. 모든 것은 여러분의 자유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 팬클럽이 가능한 오래 유지되기를 바라는 사람입니다. 왜냐하면 결국, 결국 언젠가는 이 팬클럽도 사라질테니까요. 이제 그 누구도 치기 힘든 공은 치지 않고, 잡기 힘든 공은 잡지 않는 야구의 의미를 기억하지 않습니다. 이유는 ....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아니, 모두가 그렇게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팬클럽은 분명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이 될 것입니다. --270p
프롤로그. 플레이 볼
1. 그랬거나 말거나 1982년의 베이스 볼
나는 소년이다. 소년이여 야망을 가져라 / 인천 앞바다에 사이다가 떴어도
믿거나 말거나,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 말해다오 말해다오, 연안부두 떠나는 배야
회개하라, 프로의 날이 멀지 않았다. / 저 별은 나의 별, 저 별은 너의 벌
그랬거나 말거나 1983년의 베이스 볼 / 1984년의 부메랑과 그해의 노히트 노런
무릎과 무릎 사이, 바이 바이 슈퍼스타
2. 그랬거나 말거나 1988년의 베이스 볼
나도야 간다 / 별빛이 흐르는 다리를 건너 / 가을잎 찬바람에 흩어져 날리면
하늘과 땅 사이에 꽃비가 내리더니 / 비 맞은 태양도 목마른 저 달도
젊음의 고난은 희망을 안겨주리니 / 빠빠빠 빠빠빠 빠빠빠빠빠빠빠
3. 그랬거나 말거나 1998년의 베이스 볼
데드 볼 / 쿠 스트라이크 스리 볼 / 일어나, 야구. 캐치볼 하늘
투 스트라이크 포 볼 / 스텝 바이 스텝. 한걸음 씩 인생은 달라진다.
뷰티풀 선데이, 시간은 흘러 넘치는 것이다. / 경축, 삼미 슈퍼스타즈 팬클럽 창단
진짜 인생은 삼천포에 있다. / 삼미 슈퍼스타즈 VS 프로 올스타즈
에필로그. 플레이 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