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은 일상생활과는 동떨어진 것이라는 대중의 선입견을 바꾸어 주는 책이다. 저자는 과학이란 실험실이나 대학 강의실보다 여의도에 있는 국회의사당에서 더 필요한 것이라고 말한다. 합리적 사고와 일관성이 부족한 한국사회를 과학의 틀로 다시 들여다보고, 생각의 키를 키우도록 돕는 이 책은 과학서라는 본래의 역할 이외에 사회 비평서로서의 역할도 겸하고 있다.
이종필
1971년 부산에서 태어나 초·중·고교를 나왔다. 1990년 서울대 물리학과에 입학해 학생운동에 전념하며 학부시절을 보냈다. 1995년 동대학원에 입학하여 2001년 입자물리를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1년부터 4년간 연세대 BK21 연구원으로, 2005년부터 1년간 고려대 연구조교수로 있었다.
2006년 5월 이후 현재까지 한국과학기술원(KAIST) 부설 고등과학원(KIAS) 물리학부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섭동론적/비섭동론적 강력, 유효이론, 무거운 중입자의 성질, B-입자의 성질, 비입자의 성질 등을 연구하여 약 30여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최근에는 약전기 대칭성 깨짐 등으로 연구 분야를 확대하고 있다. 2003년 이공계 위기, 2005년 황우석 사건 등을 계기로 『월간중앙』『한겨레』등 여러 매체에 과학과 사회의 관계에 관한 글을 기고하고 있다. 2007년부터 1년간 인터넷 신문『오마이 뉴스』시민기자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문자문화원 등에서 강의하고 있다. 스티븐 와인버그의 『최종이론의 꿈』을 번역했다.
정치인이나 대통령이 물리학자가 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정치인과 대통령이 ‘과학적 사고’를 하지 못한다면 문제는 자못 심각해질 것이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우리는 눈만 뜨면 정치인들과 대통령의 어이없는 주장들을 묵묵히 들어왔다.
주체적인 근대화와 계몽에 실패한 우리 역사를 돌아보면 과학이란 일상생활과는 거의 관계없는 그 무엇이었다. (중략)
그러나 여기에는 한 가지 가장 중요한 요소가 빠져 있다. 우리가 아무리 반도체를 잘 만들고 우주선을 쏘아 올린다고 하더라도 ‘가장 합리적인 사고방식으로서의 과학’이 사회에서 체화되지 않는다면 여전히 야만의 수준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아마도 대한민국 정치판은 이 야만의 가장 적나라한 본보기가 아닐까.
합리적인 이성에 기초해서 계몽의 시대를 거치고 근대 및 현대 과학의 혁명적 발전을 주도한 서양에서는 ‘이성적인’ 사고방식이 널리 퍼져 있다. 이치에 맞지도 않고 근거도 없는 주장이 대중적으로 받아들여지기 어렵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여전히 목소리만 크면 만사형통이다. 문화 평론가 진중권은 이를 문자나 텍스트 없이, 결과적으로는 ‘논리’없이 감성적 대화에 길든 결과라고 했는데, 나는 이것을 과학적 전통의 부재로 이해하고 있다. (p21-22)
머리말
제1부 정치
대통령을 위한 물리학 1
- 대통령 지망생에게 ‘물리학’은 전공필수
과학적 사고의 ‘불능’이 초래할 위험성 | 정치와 종교의 분리만 알아도 훌륭한 대통령감?
| 최소한의 상식과 최소한의 원칙
대통령을 위한 물리학 2
- 부패한 정치인이 한 방에 검증되지 않는 까닭
한두 가지 반격은 이론을 흔들지 못한다 | 이명박은 가장 ‘잘 갖추어진 이론’ | 정치에서의 뒤엠-콰인 명제
대통령을 위한 물리학 3
- 터무니없이 낮은 엔트로피, BBK 사건
과학자들이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을 믿는 이유 | 엔트로피 이론으로 이해할 수 없는 BBK 사건
엉터리 과학논문보다 솔직한 고백이 낫다
정치에 대한 객관적 관찰은 가능한가?
-관찰의 이론 의존성
실험이 이론을 이길 수 없는 이유 | 새로운 실험결과는 유예기간이 필요하다 | 무능한 좌파정권이 나라를 망친다?
1인 1표는 자연의 원리?
-진화론과 우주론
우주는 팽창한다 | 비균질성에서 불평등성으로 | 1인 1표가 갖는 의미
제2부 문화
스필버그를 매혹시킨 물리학자
- 랜덜과 선드럼, ‘위계 문제’의 돌파구를 찾다
다섯 번째 차원이 모습을 드러내다 | 스토리 생산에서 자연과학이 절실한 이유
“상상력이 지식보다 중요하다”
- 생물학자가 만들어낸 영화
물고기 전문가의 강의로 만들어진 영화 | 인문학이 도와줘야 과학이 그럴듯해진다
과학이 아름다울 수 있을까?
- 과학 이론과 아름다운 스토리라인의 5가지 상관관계
과학과 TV 드라마의 공통점 | 과학의 아름다움을 떠받치는 다섯 가지
미세조정의 문제를 넘어선 한국 드라마
- 「태왕사신기」와 「주몽」의 차이점
판타지와 실사의 부조화 | ‘위계 문제’ 혹은 ‘미세조정의 문제’ | 스토리 일관성 없는 「디 워」
| 가장 과학적인(?) 김수현의 드라마
한국 영화, 제작비 100억 원에 과학 자문료는?
- 고전역학이 부족했던 「신기전」
‘인식’ 없는 수식으로서만 존재하는 과학 | ‘과학적’이지 않고 ‘무협적’이었던 「신기전」
제3부 사회
인류의 무지를 증명한 물질
- 우주상수가 정말 암흑 에너지일까?
인류의 무지를 극명하게 입증하는 물질 | 암흑물질과 암흑 에너지의 정체 | “왜 하필 지금 우주가 팽창할까?”
암흑물질도 살리지 못한 미국 경제
- 하우스만과 스투제니거의 암흑물질 설
해외투자가 바로 ‘암흑물질’ | ‘보이지 않는 손’의 작용?
과학자와 사주·풍수
- 과학적 원리로 설명한 배산임수
반증이 가능해야 ‘과학’ | 음양오행은 보편적 환경을 코드화한 것 | 사주에는 정량적 분석이 없다
과학이 말할 수 있는 풍수의 문제
정치·외교에도 과학이 필요하다
- 정량화와 모형화, 그리고 시뮬레이션
언론사는 왜 과학적이지 않은가 | 과학화 전투훈련이 이뤄낸 것 | 북한 군대가 정말 한국보다 뛰어날까?
국가 간 갈등은 과학적으로 분석되어야 한다
게임이론으로 분석한 미국산 쇠고기 협상
- 수학 이론이 말하는 성공적인 위협
협상의 과학적 조건에 대한 고찰 | 한국은 합리적인 플레이어인가? | 전문화해야 통합적 시야를 키울 수 있다
제4부 인간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확률뿐이다
- 양자역학의 세계
에너지 덩어리로서의 빛의 성질 입증한 광자가설 | 양자역학의 정신을 실현하다 | 코펜하겐 해석의 탄생
중력 이론 없이 우주 연구가 가능할까?
- 한국의 첫 우주인
태곳적부터 짊어졌던 한국인의 ‘천형’ | 근본이 밑바닥인 한국 과학 | “우주여행은 보여주기식 운동경기”
양자역학과 관찰자
- 관측자의 중요성과 고착되지 않는 고유 상태
관측의 결정적인 역할 | “관측 없인 고양이도 어정쩡하게 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물리학 방정식
- 우주상수와 인류원리
질량이 있으면 시공간은 휘어진다 | 양자역학과 중력을 꿰뚫을 이론 | 미로에 빠지는 듯한 인류원리
‘인류원리’가 실종된 한국 정부
- 디오클레티아누스의 교훈
시스템으로 환원되지 않는 인간 자율성 | 로마 천 년의 역사가 보여주는 ‘여백’
| ‘인류원리’가 빠져 있는 쇠고기 협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