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은 변두리 삶을 살아가는 대필 작가의 몽환적인 일상을 묘사하며, 상처 가득한 우리네 삶에 따뜻한 울림을 안겨준다. 작가는 현실과 환상을 넘나들며 현대 도시의 풍경을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또한 가슴 깊이 그리움과 쓸쓸함을 품고 살아가는 남자의 일상을 밀도 있게 그려내면서 우리 시대 경계인과 주변에 대한 성찰을 보여준다.
임영태
경기도 전곡에서 태어났다. 1992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중편 「추운 나라의 사람들」이 당선되어 등단했으며, 1994년 장편 『우리는 사람이 아니었어』로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 『문 밖의 신화』, 『비디오를 보는 남자』, 『달빛이 있었다』, 『다시 누군가를 만나 사랑할 수 있을까』, 『무서운 밤』, 『여기부터 천국입니다』, 『호생관 최북』 등이 있다. 『아홉 번째 집 두 번째 대문』으로 제1회 중앙장편문학상을 수상했다.
자기 인생을 누구에게 이해받을 필요는 없다. 이해라는 건, 자식이나 마누라가 아닌, 맞은 편 막걸리 집에서 몽롱하게 취해 바라보는 어는 손님이 뜻밖에 해줄 수도 있는 일이다.p15
그러나,가져갈 수만 있다면 사치는 가져가는게 좋다.정신의 사치는 우울증을 막아준다. p18
나이가 마흔쯤 되면 버릇이 옹이처럼 삶에 박힌다. 무심코 반복되는 그것들 속에 욕망도, 상처도, 사는 방식도 다 들어 있다. 생계 문제로 벌이는 게 아닌 한 도둑질도 연쇄살인도 결국엔 버릇이다. 그러니 삶을 바꾸려면 버릇을 바꾸어야 하는데, 버릇은 삶에서 나오는 것이라 먼저 바꿀 수가 없다.p61
당연히, 사람이 태어나는 것도 다 이유가 있어요. 거창한 목적이 아니라, 저마다 세상에 기여하는 자기 역할이 있어요. 그럼 나는 어디에 필요한 존재였을까...............p130
그렇다면 적어도 생각할 줄 아는 동물인 우리는 자기가 태어난 이유를 스스로 찾아야 돼요. 그래야 죽을 수도 있는 거라구요. 왜 살았는 모르면 죽을 수도 없어요. p130
나를 둘러싼 세계가 하는 말들을 내가 정확히 받아쓸 수만 있다면, 그것으로 내가 쓰는 글은 ‘내가 아는 세계’라는 한 의미가 된다. 그것이면 된다. 그리고, 하나를 제대로 말하면 사실은 모든 게 거기에 있다. 먼지와 햇빛과 행인은 서로 연결돼 있다. 하나를 쓸 수 있으면 다른 것도 말해진다. 먼지의 이야기는 햇빛의 이야기이다 p235
살아온 게 모두 후회된다는 말은 말이야, 더 이상 아무것도 후회하지 않는다는 얘기야. 한 사람이 상대에게 무엇을 주고 무엇을 받았는지 누구도 몰라. 자기가 어떻게 살았는지만 알면 돼.p268
인연은 대책 없이 늘리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p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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